티스토리 뷰

 회사뿐만 아니라 육아도 일종의 가사노동으로서 번아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산후우울증의 증상과 예방 및 치료에 대해서 가족구성원 모두의 측면에서 함께 알아보면서 아이와 행복한 연대감을 쌓아갈 수 있길 희망하며 내용 정리해 보았습니다.

 

목차

     
     

    1. 육아에도 번아웃? 산후우울증 이해하기

     육아를 하다 보면 기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지속되면 무기력에 빠지고 번아웃에 빠질 수 있습니다. 보통 과도하거나 매일 반복되는 업무로부터 발생한 직장 스트레스로 번아웃이 나타난다고 하지만 아기를 키우는 보호자에게도 이러한 번아웃 증후군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육아는 금전적인 보상도 주어지지 않으며 누군가의 평가가 이루어지지도 않아 오히려 스스로 방법을 탐색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산후우울감 vs 산후우울증

     산후 우울증이라는 개념 자체가 어쩌면 어색하고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일시적인 우울감과 우울증은 명확히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 의학적으로 '산후우울감(Postpartum blue)'와 '산후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 또한 구분되어 명시하고 있습니다. 

    • 산후우울감 : 출산 후 약 85%의 산모에게 나타나며 대개 산후 3~5일 정도 지속됩니다. 이것은 출산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것입니다.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감정 조절에 영향을 주는 세로토닌 분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 밖의 원인으로는 새로운 어머니로서의 역할로 인한 스트레스나 임신 전 상태로의 신체 복귀 등이 있습니다. 이 시기엔 휴식과 안정을 취해도 피로와 무기력, 회의감 등을 느낄 수 있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 산후우울증 : 출산 후 약 12~13%에서 겪는 '질병'으로 아기를 낳은 후 한 달이 지나도 우울감이 사라지지 않고 5~6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습니다.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심해질 수 있습니다. 산모의 우울증은 가정생활뿐만 아니라, 아기의 정서적, 인지적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산후우울증은 정신적인 '질병'으로 분류됩니다. 실제로 뇌의 생리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감정조절 능력이 저하되고 우울감이 지속되거나 일상에 흥미를 잃고 감정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자기 의지로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방치하거나 가볍게 여겨선 안되며,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산후우울증이 생기는 요인

    생물학적 요인

     임신과 출산을 겪게 되면 임신 중 유지되던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급격하게 낮아지게 됩니다. 이때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작용에도 영향을 미쳐 산후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리·사회적 요인

     엄마로서의 새로운 역할 부여와 육아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피로와 같은 양육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출산 후 신체 변화에 따라 부정적인 감정을 겪을 수 있고, 출산 후 직자이나 사회생활을 다시 이어가야 한다는 요인도 스트레스로 작용해 산후 우울증의 발생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2. 산후우울증의 증상

     산후우울증도 우울증의 일종이기 때문에 우울감, 무기력감, 죄책감, 불안, 식사, 수면의 변화 등의 증상들이 발생합니다. 감정조절의 불가로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게 되어서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아기도 제대로 돌보기 어려워집니다. 
     
     산후우울증 증상을 토대로 한 간이 자가진단 체크리스트가 있습니다. 아래 항목 중 5개 이상이 해당되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것을 권유드리며, 특히 10번 항목(자해 및 자살 위험도)에 해당하는 경우는 반드시 바로 상담을 받으실 것을 강하게 권장합니다. 

    내용 Y/N
    1. 일상에 흥미를 잃어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 없다  
    2. 일상적인 일들이 버겁게 느껴진다  
    3. 현재 슬프고 불행하다.  
    4. 슬퍼서 계속 울게 된다.  
    5. 무언가 잘못되면 필요 이상으로 자책한다.  
    6. 기대되는 일이 전혀 없다.  
    7. 특별한 이유 없이 걱정된다.  
    8. 특별한 이유 없이 막연하고 두렵다.  
    9. 잠 자는 것이 어렵다.  
    10. 자해나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이 밖에도 우울한 감정뿐만 아니라 우울감이 짜증이나 화로 표출될 수도 있고, 자주 깜박하거나 집중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포함한 가족관계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는 것이죠.
     
     특히 병원이나 관련 전문기관(정신건강증진센터, 각 지역별 상담센터 등)에 꼭 방문해야 하는 경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 출산 후 한 달이 지나도 지속적인 정서문제가 이어져 해결되지 않은 경우
    • 자해나 자살에 대한 생각이 드는 경우

     


    3. 산후우울증 고위험군

     우울증은 제때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재발되고 만성화되기 쉬운 정신적 질환입니다. 따라서 산후우울증도 만성 우울증으로 이어지거나, 반대로 예전부터 우울증을 겪었다가 산후우울증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산후우울증의 위험요소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임신 전 정서장애나 우울증을 겪었던 경험이 있으신 분
    • 임신 중 심한 입덧이나 당뇨나 고혈압, 또는 태아와 관련된 문제와 같이 합병증이 있었던 경우
    • 부부 또는 가족 간의 갈등이 있는 경우
    • 출산 후 아이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 육아하기 어렵고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를 키우는 경우

     그래서 만약 본인이 임신을 하기 전이나 중에 우울증을 겪었다면 출산 후 호르몬 변화와 아기가 있는 새로운 가정환경 등으로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이 점을 유념하셔서 심리치료나 상담 및 진료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4. 산후우울증의 예방과 치료

    ※ 들어가기 전에 : 산후우울증에 의한 치료가 망설여지신다면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인 인식도 그렇고, 정신과 약을 처방받아먹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진료를 머뭇거리게 되는 경우가 있죠. 하지만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진료에서는 '환자의 자기 결정권'이 보장됩니다. 따라서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원하지 않는 치료는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반드시 약물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라도 만약 거부하신다면 그 상황에 맞는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며 심리적 지지와 함께 정신적 치유를 도울 것입니다.
     

    1) 상담받기

     우울증과 같은 정서장애는 단지 상담을 통해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상태가 호전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치료적 대화'라고 합니다. 이는 전문적으로 수련된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감정 표현을 격려하거나 공감과 심리적 지지가 이루어지며, 내담자 스스로 얘기를 하며 객관화하는 과정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신과적 치료를 너무 거창하고 부담스럽게 생각하기보단, 가볍게 대화하러 간다는 생각으로도 방문하고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울증은 더 깊어지기 전에 조기에 중재와 치료가 이루어질수록 치료 기간도 단축할 수 있고, 재발 가능성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산후우울증을 자각해 심각성을 느끼고 치료에 대한 절박성을 느끼기 전에, 심리적으로 어려움이 심하지 않아도 지속된다면 꼭 병원이 아니더라도, 각 지역별로 있는 상담센터를 이용해 보시는 것도 아주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엄마가 아닌 사람으로서 나를 챙기기

     나 자신을 스스로 돌볼 수 있어야 합니다. 육아에 매진하다 보면 정작 본인의 기본적인 생활을 잘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배우자나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보다 나을 순 있지만, 맞벌이를 하며 혼자 육아를 해야 하는 시간이 많은 경우 특히 이러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아이만 챙기기보단, 오히려 아이를 위하기 때문에 더 잘 돌보고 케어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케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가족, 배우자의 도움은 필수

    힘들고 밥을 거르고 잠을 못 자는 것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을 감내하려고 하시기보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출산 직후의 어려움을 잘 인지하셨다면 배우자나 가족도 적절히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합니다. 힘든 것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대화상대가 되어주고, 육아도 함께 돌아가면서 진행해 엄마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미처 스스로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해 밥이나 잠,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챙겨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벼운 상담이나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의 공감과 정서적 지지임을 잊어선 안됩니다.
     
     

    4) 완벽한 엄마에 대해 집착하지 않기

     우선 한 아이의 어머니이기 전에 한 사람임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엄마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가 있습니다. 희생적이고, 헌신적이고, 따뜻해야 하는 등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이미지에 갇혀 마치 꼭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그렇게 되지 못할 것에 대한 불안감이나 초조함이 육아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을 가릴 수 있습니다. 
     
     육아뿐만 아니라 모든 것들은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지켜야 할 일종의 수칙들을 어기게 되면 자책하고 불필요한 죄책감을 안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서 육아란 굉장히 큰 삶의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고,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마로서의 완벽함을 추구하느라 본인의 감정마저 무시해선 절대 안 됩니다. 육아 때문에 힘들면 때론 아이가 미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엄마로서 아이를 사랑해야 하고, 미워해선 안된다는 식으로 감정마저 완벽함이란 틀에 가두어 통제한다면 적절한 감정표현이 이루어지기 어려워져 도움을 청하고 받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억눌린 감정이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와 배우자를 포함해 가족은 불완전한 사람끼리 모여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인생에 중요한 사람들이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처음부터 완벽하고 잘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말이죠.

     
     

    5)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가족의 도움을 통해 잠깐이라도 육아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반드시 그 시간을 가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는 2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자기 통제성을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서 장애나 번아웃 증후군의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가 바로 '통제력 상실'로 인한 자존감 저하입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통제가 되지 않는 불확실한 것에 대해선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육아도 마찬가지로 아이를 돌보다 보면 많은 것이 생각대로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처음 겪는 일일수록 더 난처한 상황으로 느껴질 수 있으며 이 상황을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오는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30분이라도 잠깐 산책을 다녀오거나, 멍 때리기도 가능합니다. 정말 사소한 것이라도 내가 정한 시간에, 내가 정한 방식으로, 정해놓은 것을 하는 것이 자존감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리프레쉬(refresh)입니다. 스스로에게 일종의 환기를 해주는 것입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이랑 대화를 하거나 혼자 바람을 쐬거나 바깥을 구경하는 등 잠시 그 상황과 단절되어 환기를 시켜주면 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되기 전에 보다 빠른 회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조금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다시 육아에 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6) 정신과 치료 이용하기

     정말 필요한 경우라면 항우울제 처방 등 약물 치료를 병행한 적극적인 의학적 개입과 중재가 이루어지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산후우울증은 비교적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우울감과 달리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뇌의 신경전달체계가 망가져있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인지하지 못하며 심하면 자해나 자살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정신과에 방문해 상담과 약물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단, 수유를 진행하고 있는 경우엔 약물치료가 우선적으로 권장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너무 심해져서 일생생활에 큰 제약이 따른다면 의사와 적절한 조율을 통해 약물 치료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관련 영상

    실제로 경험한 산후우울증 증상과 치료과정(Youtube, 정신과의사 뇌부자들 채널)


    관련 포스팅

     

    번아웃 증후군, 원인과 예방, 극복을 위한 해결방법 5가지

    흔히 지치고 너무 힘들 때 번아웃이 온 것 같다고 느낄 때가 많으시죠? 번아웃이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을까요? 각종 논문과 뇌과학, 심리학적 관점에서

    realnamgan.tistory.com

     

     

    우울증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치료법 4가지와 오해와 진실

    우울증 치료에 대한 거리감으로 증상을 제때 호전하지 못해 고생을 겪게 되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합니다. 우울증은 무엇이며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1. 우

    realnamgan.tistory.com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글 보관함